• Bhang, Youngmoon

[다면체탐구] What is 'Real'? - 현실이란 무엇인가?

“What is real? How do you define 'real'? If you're talking about what you can feel, what you can smell, what you can taste and see, then 'real' is simply electrical signals interpreted by your brain.”

― Morpheus The Matrix


계속되는 고민이 내놓은 답은 이것이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는 달걀의 안팎을 구분해주는 껍질처럼 분명하게 나뉘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현실이라고 규정하는 경험은 그 나름의 특징이 있다고 생각된다. 나는 하루 전에 #진짜달걀 이라는 이상한 질문을 반복했다. 현실이라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충분한 정보의 양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는 확실히 동의한다. 그러나 이것은 그 순간 경험되는 감각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어떠한 경험을 현실이라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이를테면 달걀이라는 사물을 경험하게 될 때, 껍질에 대한 느낌, 날달걀 안쪽에서 움직이는 노른자의 미묘한 흔들림, 손에 쥐고 있는 동안 열역학 법칙에 의해 이루어지는 온도변화 등등 매우 많은 정보의 교환이 생긴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현상과 관련된 추가적인 변화와 관련된 정보도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야 한다.


우리가 눈앞의 달걀을 '진짜'라고 생각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지식과 경험에서 비롯된 정보에 모두 부합해야 한다. 그것이 '진짜 달걀'이다. 흔히 하게되는 상상처럼 우리의 뇌에 전기자극을 주어 '진짜 달걀'이 있다는 정보를 주입한다면 그것은 뇌에 직접 전달되는 전기자극만 존재하게 되므로 소위 '현실'에서 말하는 시공간 점유 즉, 뇌 밖의 정보의 양이 압도적으로 줄어든다. '질량'이라는 형태로 시공간을 점유해야 즉, 원자를 비롯한 물리적 세계를 프로그래밍하는 정교함과 충분한 정보가 있어야 '진짜 달걀'이라는 사태에 도달한다. 그렇다면 그 충분한 정보를 통해 '진짜 달걀'과 동일한 달걀을 '제작'한다면 어떤가? 그것은 '진짜 달걀'이 아닐까?
아니, 반대로 원자 단위의 복제와 #3D프린팅 기술이 가능해져서 원자구조까지 같은 달걀들을 양산한다면, 오히려 지금까지 접했던 달걀들보다 더 일관된 상태의 달걀을 얻을 수 있다. 만일 그렇다면 '결여'가 현실을 결정하는 것인가? 원자 단위에서부터 동일한 달걀들이라면 오히려 현실감이 없다고 느끼게 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 방법에 비추어 본다면 사진적 현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즉, 그것이 '진짜 사진'이 되기 위해서는 화학인화에서 수반되는 물질과 정보의 열화가 있어야 한다는 상황이 이해된다. 인간이 받아들이는 현실감은 정보의 완벽한 충족은 아닌 것이다. 이는 마치, 미시세계와 거시세계의 경계가 모호한 것처럼 현실과 가상의 세계의 경계도 모호한 것이라는 결론을 이끌어낸다. - https://www.bhangyoungmoon.com/post/%EB%8B%A4%EB%A9%B4%EC%B2%B4%ED%83%90%EA%B5%AC-%ED%95%B5%EC%8B%AC%EC%9C%BC%EB%A1%9C-%ED%95%B5%EC%8B%AC%EC%9C%BC%EB%A1%9C

불확실성

원자 단위에서부터 동일한 달걀이 30개 있다면 이것은 VR, 시뮬레이션 공간 안에서 30개의 달걀을 보는 것보다 더 이상한 경험일 것이다. 다이앤 아버스의 쌍둥이 사진의 화두가 기묘하고 또 복잡하게 변해간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우리가 경험하는 '#현실'이란 불확실성이 전제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뉴턴의 세계가 기대했던 것처럼 초기 조건에 대한 명확한 이해로 먼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은 결국 가상의 공간 즉, 수학적으로 이상적인 '가정상태'에서만 가능한 것처럼. 이상하다고 느꼈던 하이젠베르그의 불확정성 원리와 같은 결론이 실상 우리가 경험적으로 갖는 느낌에 더 맞아들어가는 것이다. 초기 조건에 대한 이해불가능성과 경험 가능한 현실계에서의 예측 불가능성이 있어야 우리는 그것을 '현실'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단순히 정보의 양의 문제를 넘어서서 정보 조합 방식과 특정한 정보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조건이 모두 맞아 떨어져야 '현실'이라고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3D 프린팅이 원자단위에서의 조합이 가능한 수준까지 발전하게 된다면 우리는 그렇게 만들어진 사물들을 비현실적이라고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그쯤되면 사물과 디지털 파일이 애초에 구분되지 않는 상태나 마찬가지다. 하나의 파일을 허용된 용량안에서 계속해서 복사할 수 있는 것처럼 우주의 공간과 에너지 그리고 자원이 허용하는 한도 즉, 그 용량 안에서 사물을 계속해서 복사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기술이 여기에 도달하면 현실과 가상의 경계도, 사실과 개념의 경계도 사라진다.


하루 동안 고민해 본 결과 9일의 수정 결론을 다시 수정해야 했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라는 개념을 위해 달걀을 이용한 부분에는 변함이 없다. 그렇지만 비트겐슈타인 L. Wittgenstein 의 인용은 뺀다. 수정된 결론에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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