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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작 '다면체탐구' 이화여대 ELIS STC 전시

ELIS는 이화-루스 국제 세미나 Ewha-Luce International Seminar 를, STC 는 Science Talk Concert 를 의미한다. 그대로 적어두면 워낙에 길어지다보니 항상 약자로 쓰고, 읽게 되었다.

이 점은 주최측과 주관처도 마찬가지다.


2019 이화여대 ELIS - STC 프로그램 북



2018년 하반기에 들어서며 구상했던 작업을 실천에 옮겼고, 초기 구상을 다듬기 위해서 몇몇 분들과 메일로 자료를 보내 공유했다. 아쉽지만, 직접적인 코멘트를 들은 곳이 거의 없다. 그 와중에 이화여대 리더십 개발원의 연락을 받게 되었다. 사실 리더십 개발원이 아니라 ELIS 관계자 한 분과 소통해보려고 했던 것인데 해당 메일이 리더십 개발원 ELIS 팀의 공용 메일이었다고 한다. 


그런 사고(?)로 인해 협의가 진행되었고, 2019년 ELIS STC에서 완성된 7점을 전시하게 되었다. 모든 작업에는 아쉬움이 뒤따른다. STC 가 진행된 장소는 이화여대 국제교육관 LG 컨벤션 홀이었다. 기본적으로는 학교 내 시설들이 과거보다 더 다양성을 띄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본적으로는 학(學 study)을 위한 공간의 특징은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대학에 그것을 탓할 수도 없는 일. 전시에 필요한 소품들을 많이 옮겨야 했는데, 이 LG 컨벤션 홀은 무겁고 부피가 큰 물품을 반입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아마도 공연장 작업에 너무 익숙해져서 공간이 좀 있는 홀은 당연히 반입구와 화물 엘리베이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작품을 설치하기 위해서 몇 가지 고민을 해야 했다. 만일 액자를 지금보다 4배 내지는 6배 정도 크게 제작했다면 굳이 다른 고민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 정도 크기라면 액자를 그냥 벽면에 기대 세워버리면 된다. 문제는 다양한 장소를 고려한 액자의 크기가 오히려 전시 준비를 까다롭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었다. 

때문에 내가 준비 한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이런 경우 흔히 동원되는 이젤이고, 다른 하나는 LED 조명이었다. 최종적으로 LED 조명은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지만, 이젤은 아주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오히려 이화여대 ELIS 팀에서는 내가 그 전시를 위해 이젤 구매를 해야 했다는 점에 미안한 마음을 표현해주시기도 했다. 이런 경우 사실 결론은 어렵지 않다. 이젤을 사용할 전시를 몇 번 더 하면 되겠지.





전시를 마치고 떠올린 연작 구성의 문제


3D 프린팅한 피사체들 가운데 성공적으로 사진이 된 피사체들을 전시하고 나니 한 가지 문제를 확실히 인식하게 되었다. 이 이야기에 현대가 빠졌다는 것이다. 물론, 이 STC 에서 전시한 <다면체탐구 Exploring Polyhedron>를 구상할 당시에 나는 인류 최고(最古 the oldest)의 경전인 베다 Veda 에 빠져 있었다. 찬도그야 우파니샤드의 한 구절을 작품 타이틀 밑에 적어 놓을 정도였다. 문제는 ‘인식’에 관한 것들을 다루려 하니 플라톤에서 끝나버린 것이 너무나 아쉽다는 것이었다. 

불교 가운데에 유식(有識 Yagacara)이라는 것이 있다. 사실 유식 사상은 극단적으로 인식만 있고 사물은 제껴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내가 유식 사상을 한참 다시 공부하던 2018년 바로 이 이화여대 ELIS 에 초청된 김영기 교수님의 강연이 유식과 입자물리학이 공유할 수 있는 관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만들었다. 이런 접근은 일본의 불교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자주 보인다. 불교의 사상 연구와 현대 물리학을 연결해보는 그런 접근 말이다. 사실 나는 굳이 이런 방식을 취하고 싶다기보다는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이 데모크리투스의 원자론에서부터 비롯된 ‘세상은 무엇으로 되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내놓은 ‘정다면체’들을 표현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 비롯된 접근이기 때문이다. 작품을 전시해보고 나름 이런저런 대화와 고민을 해본 결과 ‘현대’의 개념을 넣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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