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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A7m3 & A7C - 보도사진 현장 사용하기

나는 2014년부터 현장에서 A7계열 카메라를 사용해오고 있다. 소니 카메라를 특히 보도사진 작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 나는 언론사에 소속된 사진가는 아니지만 간혹 같은 상황에 놓일 때가 있다. 보도사진 현장 프로세스와 유사한 나의 웍플로우는 다른 아티클로 작성해 두었으니 관심있으신 분은 읽어보시면 좋을 듯 하다: https://www.bhangyoungmoon.com/post/%ED%98%84%EC%9E%A5%EC%97%90%EC%84%9C-%EB%B9%A0%EB%A5%B4%EA%B2%8C-%EC%82%AC%EC%A7%84-%EC%97%85%EB%A1%9C%EB%93%9C%ED%95%98%EA%B8%B0-%EC%9B%8D%ED%94%8C%EB%A1%9C%EC%9A%B0%EC%99%80-%EC%82%AC%EC%9A%A9-%EC%9E%A5%EB%B9%84%EB%93%A4-%EC%82%BC%EC%84%B1-ssd-%EC%86%8C%EB%8B%88-sd%EC%B9%B4%EB%93%9C%EB%A6%AC%EB%8D%94-%EB%93%B1


보도 현장에서 필요한 장비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 Peter Drucker 는 "아마추어는 할일에 집중하지만 프로페셔널은 가용한 시간에 집중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즉, 프로는 성과에 가장 결정적인 요소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을 부르는 말이다. 내가 가용한 시간을 고려하지 않고 해야 하는 일들만 나열해 두었다면 적합한 시점에 적합한 결과를 내놓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가용한 시간을 파악해 할 수 있는 일들을 분류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다. 마찬기자로, 보도 현장에서 필요한 장비를 특정한 기준을 상정해 정하는 것은 좋지 못한 방법이다. 카메라 제조사는 나름의 기준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현장에서 사용하는 사람들은 나름의 기준으로 피드백을 제시한다. 이렇게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면 제품의 방향성이 생긴다.

현재 보도 현장에서 요구되는 장비는 어떤 것일까?

현재 전세계적으로 보도현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카메라는 캐논 5D mark 3, 1DX, 니콘 D810, D4s 등이 압도적으로 다수를 차지한다. 이는 현장에서도 자주 보이는 카메라들이며, 보도사진 수상작이나 관련 자료들을 리서치하면 쉽게 나오는 통계다. 여전히 현장은 압도적으로 DSLR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들의 평균 연사속도를 산출해보면 초당 5 ~ 12 연사가 나온다. 대략 평균 초당 8장으로 산정하면 크게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보도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을 충족시킬 카메라는 초당 8장의 연사는 가능해야 불편하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 좁은 공간에 수십명이 자리를 잡고 '요주 인물'을 촬영하기 위해 짧게는 2, 30분 길게는 하루를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기다려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은 경우에 따라 2, 3분도 되지 않는다. 2, 30초도 되지 않는 상황도 적지 않게 발생하며, 따라서 이 짧은 시간 안에 헤드라인이 될 사진을 말 그대로 '건져내야' 한다. 그러다보니 보도현장에서 선택된 카메라들은 그러한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신뢰도가 중요하며 현재까지 주로 사용되는 기종들은 이러한 기준에 어느 정도는 부합하는 장비들인 것이다. 그리고 2020년 여름 AP통신 (AP Associated Press)은 소니 A9을 보도사진용 카메라로 사용하게 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https://petapixel.com/2020/07/23/ap-photographers-will-only-shoot-sony-from-now-on/ 이러한 소식은 이제 소니의 미러리스 카메라들이 보도사진 현장의 요구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장비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A7C를 A7M3와 함께 사용

이전에는 소니 A900을 사용한 경우가 많았고, A99는 작품 사진용으로 작업실에서는 자주 사용했지만 보도현장이나 공연사진 촬영 등에서는 사용한 적이 없다. A900에서 A99로 넘어가면서 CF 카드 대신 SD카드가 사용되었는데, 당시 A99는 느려터진 SD카드 RW 속도 덕분에 현장 사용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매번 병목 현상을 경험해야하는 이 카메라로는 다른 기능들이 훌륭하다 한들 위험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었다. 2014년에는 A7 + 55mm/F1.8 하나만 가지고 다니는 '만용(蠻勇)'을 부리기도했다. 당시 나름 사진 쪽에서 승부를 내겠다는 욕심이 있었고, 그렇게 수많은 현장을 카메라 한 대에 55mm 렌즈 하나만 들고 다녔다. 다행히 쫓겨나지 않았다.



소니 A7 + 55/1.8 - 이제 A7은 더 이상 작업에 사용하지 않는다

A7M3는 2018년 3주간의 이화여대 ELIS 국제 프로그램 현장 작업을 위해 장만했다. 당시 지방선거 등이 있어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카메라가 필요했는데, A7M3의 선택은 매우 적절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A7M3의 AF, 연사 기능 등은 거의 대부분의 현장에서 사진 작업을 커버할 수 있을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또한 UHS-II 방식이 사용된 SD 카드 슬롯에 128기가 터프SD 하나를 꽂아두면 마음 편하게 현장 기록을 할 수 있게 된다. 보도 현장에서 10분 정도 사진을 찍게 되면 사진 소스가 500장 가까이 나오는 것은 흔한 상황이다. 그만큼 거의 쉬지 않고 프레임을 바꾸며 사진을 찍는다. 이런 상황에서 조금 더 편리한 작업을 위해 A7C를 추가한 것이 얼마 전이다.

A7C의 스크린 플립-아웃(스위블 LCD), 과연 장점인가?

분명 이 구조는 매우 훌륭하며, 편리한 장점으로 작용한다. 보도사진이 다양한 구도로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하나는 현장 상황이다. 경우에 따라 수십명의 보도진이 진을 치는 경우 포토라인이 정해진다. 누군가 긋지 않더라도 현장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동영상 카메라와 사진 카메라의 배치가 일어난다. 다년간의 경험에서 피사체의 동선을 예측해 등장하는 것인데, 실패하는 상황도 아주 드물게 일어난다. 두번째로는 헤드라인과 편집문제가 있다. 보도사진 분야에서 사진 선택이 아주 강력한 메시지로 이어진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는 기사를 송출하는 다양한 관계자들의 선택과 맞물린다. 사진이 잘 나왔다는 것 하나만으로 그 사진을 선택하는 경우는 없다. 선택되는 기사의 제목에서부터 언론사, 사진기자, 기사 작성자, 편집팀 등의 손을 거쳐 최종 기사가 등장한다. 독립된 공간에서 각자 다른 그룹에게 비슷한 주제로 아이디어 회의,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하도록 하고 이후 회의 내용을 종합했을 때 비슷한 아이디어가 중복된다는 테스트는 많이 있다. 기사도 마찬가지여서, 언론계 종사자 비하를 위해 ctrl + c / ctrl + v 라는 비아냥이 떠돌기도 하나 기본적으로 유사한 메시지가 송출되는 메커니즘은 생각이 단계를 밟는다는 아주 보편적인 이유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가 유사한 사진을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며, 한 통신사의 사진이 여러 기사에 사용되는 것도 이유다. 마지막으로는 장비의 편의성과 관련된 문제가 있다. 직업적으로 하루 종일 사진을 찍고, 선택하는 작업을 반복하는 입장이 되면 한 현장에서 자신을 불사르는 행위는 현명하지 못한 행위다. 캐논 1Dx에 24-70 혹은 70-200 렌즈를 달고 거기에 플래시까지 달려있는 카메라를 보통 두 대씩 사용하는게 일반적인데, 그러다보면 다양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쉽지 않다. 상황적 위험부담과 체력적 과부하가 겹치면 당연히 실수가 나오게 된다. 따라서 보도 사진은 특히 프레임의 '높이'가 다양하지 않다. 경우에 따라 다른 것은 대개 사다리를 사용하거나 필연적인 상황이다. A7M3 같은 카메라를 들고다니는 입장에서 최대의 강점은 카메라가 작고 가볍다는 점이다. AP 통신이 A9을 수용한 까닭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작고, 가벼운 카메라가 현장에서 다른 기종과 다르지 않은 퍼포먼스를 발휘한다는 점이다. 또한 소니의 AF 기능은 이제 사진 작업의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AF-C 모드에서 Eye-AF를 사용한 트래킹을 하게되면 보도현장에서는 엄청난 편리함을 보여줄 때가 있다. 또한 카메라의 가벼운 특징과 회전 가능한 LCD(tilting LCD) 덕분에 다양한 높이의 프레임을 만들 수 있다. 뷰파인더를 통해 상황과 피사체를 바라보는 집중된 시간도 좋지만 LCD를 이용해 좀 더 다양한 각도를 만드는 것도 좋다. 문제는 A7M3의 LCD는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 손의 느낌만으로 쉽게 회전 시킬 수 있는데 반해, A7C의 경우 더 다양한 각도를 지원하면서도 '회전하는 방법'이 어렵다는 문제가 생긴다. 현장에서는 때에 따라서 아예 침핑(chimping: 디지털 카메라 LCD로 촬영된 사진을 확인하는 행위)을 하지 말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현장에서 눈이 떨어지면 변하는 상황을 놓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카메라를 보며 LCD를 꺼내 돌리는 행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다. 조금 더 극적인 상황이 되면 LCD는 목이 잘린채 사람들에게 짓밟혀 어딘가에서 발견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매우 강력한 A7C

아마 이런 현장과 관련한 프로젝트 이후가 되면 A7C의 LCD 스크린은 굉장히 편리한 도구가 될 것이다. 나는 A7M3와 같은 배터리 용량을 지원하는 사이드 카메라가 필요했던 경우가 많다. A7을 사용하는 경우 다른 어떤 것보다도 배터리 용량이 불편함으로 작용할 때가 많았다. 공연 사진 촬영의 경우 한 대의 카메라를 리모트 컨트롤하여 더 다양한 사진을 촬영하고 싶을 때가 많다. 예를들면, 나는 객석 끝에 있는 촬영자 위치에 있고, 지휘자의 지휘 모습을 전면에서 촬영하고 싶은 경우가 생기는데, 이런 경우 보조 사진작가를 고용하거나 리허설을 거쳐 원격으로 촬영하는 방법이 있다. 사진작가 +1 이 되면 인건비가 그만큼 상승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만일 촬영 예산이 적은 경우 선택할 수 없는 옵션이 된다. 따라서 보조 카메라의 적합성을 고민하며 A7M3의 추가 구매를 고민한 적이 있다. 그런 와중에 A7C의 등장은 아주 반가운 소식이었다. 나에게 있어서 A7C의 무소음 촬영과 충분한 배터리 용량은 공연 촬영 등에서 엄청나게 강력한 보조 카메라로의 활용을 예고하고 있는 셈이다. A7C의 LCD 스크린은 매우 선명하고, AF 속도는 물론 연사속도도 매우 훌륭하다. 다만 현장에서 사용해 본 결과 약간 굼뜨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다. 이 부분은 익숙해지면 문제가 없을 수도 있지만, 종종 보도현장 작업을 의뢰받는 입장에 있어보면 이 카메라 소위 말하는 '메인카메라'는 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결론

장비는 당연히 퀄리티나 그레이드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장비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는가의 문제다. 내가 2014년 다른 모든 카메라를 배제하고 A7에 55mm 렌즈만 사용해 모든 현장을 다녔던 것은 과거 사진가들의 느낌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보고 싶다는 의미에서였지 그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 아니다. A7C에 적합한 수식어는 versatile 이다. 다양한 용도로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그 결과물 또한 훌륭하다. 현장에서 사진을 찍으며 나름 상당히 만족했으며, 아마 곧 이 카메라를 이용한 사진 결과물들이 기사 속에 등장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기사에 사용되는 사진들은 언론사 서버, 송출 여건, 전송 과정 등에서 압축되고 화질이 많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으니 그 자체로 퀄리티 판단을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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