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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s pictureBhang, Youngmoon

창조성, 창의력 - 무엇인가 새롭게 만들어 내려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에 대해 깊은 고민을 갖고 있지 않을까 싶다. 창의적이고 싶고, 창조적이고 싶고, 무엇인가 새롭고, 강력하고 또한 멋진 것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을 것이다. 최근 창조적 능력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것에 대해 어느 정도 정리가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점은 세 가지다.

그리고 이것들을 보고 있으면 관료적 시스템과 제도권 교육과 같은 상황에서 창조적 작업이 되지 못하는 이유들이 쉽게 드러남을 알 수 있게 된다.

창조적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1. 서로 다른 개념을 연결하는 능력이 뛰어나야 하고

  2. 장시간의 노동에 익숙해야 하며

  3. 무계획적 행위를 오랜 기간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

무계획성이 없는 삶은 안정적이지만 창조성이 부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그러니까 창조적이 되려면 무계획한 부분이 있어야 한다는 뜻). 관료주의적 조직에서 창조적 인간이 드문 까닭은 이 세 가지의 결여가 구성원 대부분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특히나 공무원 시험의 특징과 준비 과정은 비슷한 상황에서 사소한 실수를 하지 않는 인간을 만드는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서로 다른 개념을 계속해서 뒤섞는 능력에 치중하면 우리 사회의 공무원이 되기 어렵다. 우리 사회의 대표적 관료조직인 공직사회가 문제에 직면할 때마다 그럴듯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어렵게 노력해서 얻은 결과들이 '아니라면' 주저없이 버릴 수 있어야 한다 - 2015년 8월 23일 영국 에든버러에서

장시간의 노동은 단순히 야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 혹은 두어가지 정도의 과업을 두고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년의 시간을 투자해 성과 없는 상태에서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나는 2012년과 2017년 대통령 선거를 하는 캠프 구성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두 번 모두 중도하차 해야 했는데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소위 '뛰어난 인재들'이 얼마나 성과 없는 상황을 얼마나 견디기 힘들어 하는지 알게 된 것이다. 뛰어나지 않은 나 같은 사람들은 성과가 없어도 오랜기간 집중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문제는 자원에서 생긴다. 이 부분은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그리고 최근 더 구체적으로 자기만의 표현으로 창조적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성과가 없는 오랜 기간을 인내하며 멈추지 않고 집중할 수 있어야 함을 알게 되었다.


이와 더불어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무계획성이다. 위대한 지적 발견들과 성과들은 대부분 철저한 계획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다. 목표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그 목표까지 전부 수정된다. 서로 다른 개념을 조합하는 장기간의 지적 노동을 하고 있을 때, 때로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떠한 목표를 향해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을 때, 유레카 Eureka (Greek: Εύρηκα) 라고 외치는 순간이 축적의 정점, 임계점 돌파에서 드러난다. 아르키메데스의 목욕, 뉴턴의 사과와 같은 순간들을 너무 강조하다보니 생각의 축적까지 들어가는 엄청난 에너지를 잘 안보게 되는 것 같다.


이러한 결론들은 아서 쾨슬러(Arthur Koestler), 캐빈 애쉬턴(Kevin Ashton) 그리고 나름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려졌다.


(1) 이연연상 bisociation (Arthur Koestler)

전혀 다른 두 가지 이상의 개념을 엮는 능력이다. 아서 쾨슬러는 이것을 창조성의 핵심에 두고 설명한다.

1, 2, 3 같은 간단한 숫자 하나 적어두고 그것과 연결되면서 동시에 매우 다른 어떠한 개념 연상이 얼마나 빨리, 많이 나오는지, 얼마나 세련되고 독특한 것이 떠오르는지를 스스로 진단해보면 자신의 창의력을 이해하기 쉽다.

3이라는 숫자를 보고, '딸기 세 개', '사탕 세 개' 같은 식의 이미지만 떠오른다면 창조성과는 거리가 좀 있는 사고방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플라톤, 유럽 기독교 신학 혹은 고대 베다시대 인도의 리쉬들이 어떻게 사고했는지를 보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2) 노동력 "Creation is labor" (Kevin Ashton)

작업, 작품 한 두 가지 구상해두고 몇 달 혹은 몇 년의 공을 들인 뒤 주저없이 버릴 수 있는가의 문제도 있다. 케빈 애쉬턴은 사물 인터넷을 최초로 고안한 영국 버밍엄 출신 엔지니어다. "창조"(creation)와 관련된 그의 말들을 보면 정말 너무나 뻔한 말들이다. 그리고 이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고 싶지 않은' 창조성의 측면이기도 하다.

  • Creation is chain reaction.

  • Creation is attention.

  • Creation is selection, iteration, and rejection.

  • Creation is doing, not saying.

  • Creation is action, not conversation.

- Kevin Ashton


(3) 적절한 무계획성 appropriate haphazardness(?)

피터 드러커는 과업이 아니라 할당 가능한 시간에 집중하는 것을 강조할까? 그가 말하는 '프로페셔널'은 운영/관리자이지 창작자가 아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바그너가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Der Ring des Nibelungen)>를 쓰는데 걸린 시간은 28년 정도다. 쓰는 동안 아마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을 것이다. 3년 안에 끝내겠다는 '목표설정'을 했다면 아마도 이 위대한 오페라 작품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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