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hang, Youngmoon

코로나19 방구석 여행기 - 역사는 수메르에서 시작되었다 편



세계가 '수메르'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1800년대 중반이다. 가만히 보면 인류 역사에 있어서 굉장히 큰 전환점들이 19세기 중반에 많이 일어난다. 다윈의 <종의 기원> 초판이 나온 것도 1859년이다. 수메르의 발견은 본래 바빌론이나 아카드 문명에 대한 탐사에서 비롯되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탐사 과정에서 이보다 조금 더 앞서서 발생한 문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19세기는 매우 중요한 역사적 전환이 일어나는 시점이다. 아무래도 산업혁명을 계기로 커다란 변화의 흐름이 발생하지 않았나 싶다.


産業革命, Industrial Revolution

  • 프리드리히 엥겔스 《The Condition of the Working Class in England》, 1844

  • 아놀드 토인비 《Lectures on the Industrial Revolution of the Eighteenth Century in England》, 1884

  • about 1760~1820 년, 영국 제조 공정(manufacturing process) 전환


설형문자 해독: 1802~1847년

  • 그로테펜트(G. F. Grotefend, 1775∼1853)

  • 롤린슨(Henry C. Rawlinson, 1810∼1895)


종의 기원: 1859년 11월 24일, 찰스 다윈




유럽인들의 혼란과 충격의 시대 19세기


나는 개인적으로 프랑스 혁명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문제가 있는 발상일수도 있겠지만, 정치적 행위 자체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보는 것이 평소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러한 행위를 일으키는 배경이다. 19세기는 그러한 행위들과 배경들, 맥락들이 얽혀 커다란 흐름을 만들어냈다.


지우수드라, 우트나피쉬팀, 아트라하시스. 당시까지 유일하다고 여겼던 '노아의 홍수'에 관한 기록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흔히 알던 이야기 중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된 유럽인들은 충격에 빠졌다. 종교와 과학의 갈등이라는 것은 이렇게 심화될 것이다. 유럽의 중세란 최소 수십년에 걸쳐 신에 대한 봉사로 여기고 예배당을 지으며 혹은 이단으로 낙인찍혀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간 역사다. 저항이 없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


19세기 유럽인들의 적극적인 식민지 정책과 세계 탐사는 세상을 보는 눈을 엄청나게 바꾸어 놓은 것이다. 유럽이라는 지역의 생태와 환경을 벗어나 더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것은 분명히 그들의 세계관을 엄청나게 바꾸기 시작했을 것이다. 100여년이 흐르며 오늘날까지도 계속해서 새로운 사실들이 발견되고 있다.


유전(遺傳)에 대한 이해가 높아가면서 인종에 대한 이해도 달라진다. 이것은 19세기를 넘어서 아주 최근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중요한 것은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질수록 이해의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문맹의 사회


불행하게도 많은 사람들에게 수메르史에 관한 게이트웨이로 떡 하니 서있는 것은 제카리야 시친(Zecharia Sitchin)이라는 인물이다. 아제르바이잔에서 태어나 영국식 교육을 받는 그는 '수메르 외계인 설'의 핵심인물이다. 놓친 세부사항들로 인해 '숨겨진 문명', '고대 초고도문명' 같은 엉뚱한 발상을 하도록 만든다. 그러나 발굴이나 연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역사라는 것도 그 내용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역사 지식이란 평생 부모로 알고 지낸 사람이 돌아가시기 전 "넌 입양한 자식이니 친부모를 찾아보는 것이 어떻겠니?"하고 유언하는 상황이나 원수가 성전환을 하고 나타나 나와 결혼한 뒤 치밀하게 계획해 살인하고 재산과 보험금을 빼앗는 상황이 종종 벌어지는 곳이다. 우리는 4대 문명 기원설 the cradle of civilization 같은 것들을 교과서와 정규 교육과정을 통해 배우지만, 실상 이러한 관점도 매우 문제가 많다는 지적은 이미 오래전부터 계속되고 있다. 문명은 다양한 곳에서 나고 지는 것을 반복했으며, 고대 문명도 생각보다 크고 넓은 폭으로 교류했다. 오히려 현대 국가관과 국경 개념에 빠져있는 현대인들은 과거의 모습을 더 잘못 생각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수메르 문명, 문명의 결과


나는 노아 크레이머 교수의 <The Sumerians: Their History, Culture, and Character> 원서를 가지고 있고, 대략 1/4 정도 읽은 것 같다. 마침 그의 다른 책(history begins at SUMER)을 번역한 번역서가 있어 이 기회에 사두었다. '역사는 수메르에서'라는 맥락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문명사'를 이야기한다고 보면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정치제도, 교육제도, 조세제도 등 다양한 시스템에 필요한 수많은 요소들이 수메르에서 처음 구체화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문명'의 결과로 수 천 년이 지나 우리는 오늘날과 같은 감염병과 기후 위기를 맞는다. 정치제도는 대부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들이었고, 이런 것들을 위해 종교와 이념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문명들이 성벽이나 성전 등 대규모 건축사업을 위해 강변의 나무들을 벌목하고, 그것을 강으로 나르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유프라테스, 티그리스 강의 유속에 변화를 만들었고 일대의 사막화를 가속화했다. 오늘날의 탐사 기술을 통해 보면, 메소포타미아 남부 지역은 지금보다 10m나 낮은 지대였고, 우르는 해안가에 위치했던 도시였다. 고대 문명의 경관 조성이 환경에 끼친 변화 또한 이렇게 엄청나게 컸던 것이다.


밀집된 지역에서 급성감염병이 발생하는 경우는 흔했다. 오늘날에는 고대 문명 상당수가 질병으로 멸망했을 가능성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날 코로나19 COVID-19는 D614G로 변이했고, 감염력은 10배가 되었다. 바이러스 자신의 개체보존을 위해 감염력이 높고, 치명률이 낮은 변이가 생겨났다는 사실을 찾아내는 것만으로도 이미 전염/감염병으로 문명의 종말을 피할 수 없었던 수메르, 아카드 문명과 우리의 격차를 보여준다.


18세기 중반처럼, 21세기 중반도 어떠한 큰 전환점이 되는 사건들이 쏟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대충 그때까지는 살아있을 것 같으니 나의 사후 200년간 연구될 수 있는 작업을 남겨두는 것을 일단의 목표로 잡아보기로 .. ^^

BHANG Youngmoon Photography, Incheon, Republic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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