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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이글스턴과 컬러사진 #2


컬러사진의 괄목할 성공 사례는 많지 않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은 대부분 사진 촬영 전반에 걸쳐 상당한 수준의 사전 준비와 조정에 그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어빙 펜(Irving Penn)의 <The Still Lifes>나 마리 콘시다스(Marie Considas)의 <The Portraits> 등이 그 사례가 될 수 있는데 이들은 스튜디오의 철저한 구성, 그리고 이에 적합하도록 카메라를 조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림을 그리는 행위에 수반되는 셀 수 없이 많은 판단과 결정들은 일련의 체계 위에 놓인다. 이는 근간이 되는 실질적인 언어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언어를 전수하는 것과 그것의 특징적인 용례들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는 역사적으로 다양한 변화를 겪게 된다. 스승의 르네상스의 전례들을 전수받은 전수자는 중국 송나라 그림의 실례와 문법을 전수받은 전수자와 차이점을 보인다. 그러나 모든 그림은 그것들을 재현하기 위해 의존하는 그림의 언어가 있다.

사진은 그림과 다르게 언어를 가지고 있지 않다. 사진의 이미지는 빛의 반사라는 현상을 통해 즉각적으로 생산되어 진다. 그것의 형태는 경험이나 의식적인 행위를 통해 잉태되는 것이 아니다.

- 존 버거

존 버거의 설명 속에는 사진이 가진 매우 중요한 매체적 특징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사진이 색상을 담아내는 과정을 이해하는데에도 매우 중요한 이론적 틀을 제공한다고 생각된다. 사진이 그림과 달리 언어를 가지고 있지 않다(Photography, unlike drawing, does not possess a language)는 표현은 상징체계가 아닌 표현을 위한 세부적인 체계가 없다는 의미다.

양떼구름이 떠있는 하늘을 그리는 화가는 어떻게 행동하는가?

우선은 관찰한다. 하늘이라면, 특정한 프레임의 해석이 두드러지는 경우가 아니라면, 사진은 대개 전문작가와 비전문가의 것이 큰 차이가 없다. 그렇지만 동일한 양떼 구름을 관찰해도 전문화가와 비전문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게 된다. 기본적으로 전문화가가 보여주는 구름의 음영이나 하일라이트의 표현 그리고 시간대별로 각기 다른 하늘의 생생한 색상을 표현한다는 것은 상당한 훈련을 거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송나라의 회화 양식을 전수받은 자와 르네상스 회화 양식을 전수받은 사람이 전혀 다르게 상황을 표현하는 것처럼 말이다.

일설에 따르면 반 고흐(Van Gogh)의 그림은 일본 민속화 풍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와는 전혀 다른 시각적 해석을 가한 것이다. 이처럼,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해바라기, 밤 하늘, 신발을 그릴 때도 전혀 나른 표현의 방식을 보여준다. 붓질을 하는 것, 색을 표현하는 것 모든 것 하나하나에 그것을 표현하기 위한 ‘해석의 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존 사코우스키(John Szarkowski)는 컬러 사진에 대한 전례를 다룸에 있어서 스튜디오 사진과 일상의 사진을 구분했다고 생각된다. 간혹 스냅샷이나 스틸샷 같은 표현으로 셋업과정이 없는 사진 작업을 다소 낮추어 표현하려는 시도들이 있지만 사코우스키의 언어는 이러한 의미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3일 동안 셋업해서 촬영한 사진이나 걸어가다 우연히 촬영한 사진이나 사진은 사진이다.


Eggleston's The Red Ceiling, also known as Greenwood, Mississippi, 1973.

그렇다면 사전 조정과정이 수반되는 사진과 그렇지 않은 사진에서 컬러 사진의 성패여부가 갈라진다는 것은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일까? 철저한 스튜디오의 준비, 촬영 과정에 대한 구성과 통제 그리고 이에 적합하도록 장비들을 조정하는 것은 우선 적으로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또 다른 한편으로는 작가의 ‘의도’에 충실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제한적 상황에서 붉은색 사과를 사용하여 열정을 표현할 수도 있고, 딸기를 이용해 성적인 표현을 하기도 한다.

농장과 밭에서 자라고 있는 과일을 바라보며 그런 생각에 빠질 수 있을까?

작가가 의도하는 맥락이 아닌 자연이 주는 가장 기본적인 맥락에서는 그런 방식으로 사물을 바라보기 어렵다.

사진가의 의도와 받아들이는 감상자의 이해 사이에 지나친 간극이 발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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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ANG Youngmoon Photography, Incheon, Republic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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