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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riter's pictureBhang, Youngmoon

시간의 흐름 - 상대적인 것들


보관하고 있던 사진들을 다시 특정한 주제에 맞추어 골라보는 것은 거의 매일 하고 있는 일이다. 상당 부분은 그대로 다시 되돌아 간다. 세상으로 빛을 보러 나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다양한 관점으로 내 사진을 선택하는 작업이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는 점을 상기하며 거의 매일 시도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한 사진적인 결론과는 조금 떨어져서, 사진 한 장을 보다 문득 재미있는 생각이 들어 글을 적기 시작한다.


<연촌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2014), 서울 노원>

2014년 초, 나는 내가 졸업한 초등학교에 가서 운동장 사진을 한 장 찍었다. 그리고 오늘, 벌써 2017년의 8월도 중순을 향해가고 있다. 이렇게 3년 반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내가 느끼는 감정 속에 지난 3년은 말 그대로 '순식간'에 지나갔다.

돌아보면,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다. 3cm 이하로 잘라야 하는 두발규정, 항시 착용해야 하는 교복, 익숙하지 않은 환경 등등 많은 것들이 아주 크게 변하는 시점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지금도 '아이들은 환경 변화에 금방 적응한다'며 자신들의 사정에 따라 거주지를 옮기는 어른들의 말에 동의하기 어렵다. 아이들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감당해야 하고 그러한 편견이 아이들을 엉뚱한 방향으로 다그쳐 상처받게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헌데 3년 반이면 이미 중학교 과정이 끝나고도 몇 달이 남는 기간이다. 당시 3년은 너무나 길게 느껴졌는데 지금의 나에게 3년은 말 그대로 순식간에 지나간다는 느낌만 남긴다. 무언가 중요한 계획들을 세울 때는 몇 달이 아닌 몇 년을 생각하며 세워야 한다는 점도 그렇다.

어른이 되어 자신이 졸업한 학교 운동장에 가보면 그 운동장이 생각보다 작다는 생각에 놀란다고 한다. 나 역시 그랬다. 안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내가 공부했던 교실에 들어가 책상에 앉아본다면 그런 느낌은 더 크게 들 것이다.

점점 빨라진다고 느끼는 시간의 흐름을 마주한다면 나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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