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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riter's pictureBhang, Youngmoon

2019 인천 동아시아 문화도시 사진미디어 페스티벌 대표작가전 출품

한국, 중국, 일본 아시아 3국의 도시 중 한 곳을 해마다 선정하는 동아시아 문화도시에 이번 2019년에는 한국의 인천이 선정되어 관련 행사들이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그러한 관련 행사 중 하나로 인천 동아시아 문화도시 사진미디어 페스티벌이 열렸다. 지난 8월 15일부터 9월 15일까지 계속되는 전시로, 전반 8월 15일부터 25일까지는 선정된 13인의 대표작가전이 진행되고, 27일부터 9월 15일까지는 한중일 대학 교수들과 학생들이 참가하는 다채로운 전시들이 진행된다.



이번 대표작가전과 관련된 협의가 시작되었을 때 사실 올해 상반기에 준비된 작품을 걸고 싶은 생각이 앞섰다. 그렇지만 전반적인 지향점 등을 고려하여 지난 몇 년 작업했던 인천의 서해 5도 사진을 사용하기로 했다.


특히나 일본 작가들과 대화를 나눌 때 오갔던 이야기는 역시나 히로시 스기모토 작가의 작품이었다. 연작 중 두 점은 누가봐도 히로시 스기모토 작가의 <Seascape>를 연상시킨다. 나 역시 굉장히 존경하는 사진가이고, 그의 사진집을 여러 권 가지고 있으며, 특히나 <Seascape>와 <Theater> 연작은 관련 평론들도 꼼꼼히 읽어 볼 정도로 좋아한다. 그런데, 정리하자면 이렇다. 사실 시각적 모티프는 마크 로스코 Mark Rothko 와 잭슨 폴록 Jackson Pollock 이었다. 오히려 히로시 스기모토는 ‘생각하는 방법’에 영향을 주었다.


조금 더 생각할 시간이 많았더라면 조금 더 달리 갈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못했다. 스스로 많은 반성을 하도록 만든 부분이다. 그런 이유로 처음 전시를 시작할 때 까지 참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래도 주어진 여건 속에서 나름대로 시도한 것들은 의미가 있고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작품들이기도 하기에 끝까지 하기로 한 것도 사실이다.


<다면체탐구 Exploring Polyhedron> 연작은 빡빡하게 1년 동안 매달려 있는 작업이다. 사진 작업의 빈도를 생각해본다면 이런 식으로 집중하는 것은 굉장히 의미가 있다. 천문학자가 세계적인 천문대에서 연구를 할 수 있는 기간은 1년에 3, 4주 정도다. 매년 반복한다고 해도 10년 동안 1년이 안되는 기간인 셈이다. 사진도 비슷한 측면이 있다. 필요하다면 특정한 장소에 가야하고, 일정을 잡아야 하고, 장비를 셋업해야 한다. 10년 동안 진행해도 실질적인 작업은 몇 달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몇 가지 작업을 멀티트랙 multi-track 으로 진행시키는 요령도 필요하지 않나 싶다. 어찌되었던, 오는 목요일 (2019.08.22) 예정된 XYZ 프린팅 미팅을 계기로 <다면체탐구 Exploring Polyhedron> 연작도 완성을 향해 갈 것 같다. 현재까지 완성된 작품들로 지난 7월 4일 이화여대 ELIS STC 에서 전시를 하기도 했지만 연작의 구성이나 몇몇 부분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기도 한다. 그러니 거의 1년 내내 연구와 작업을 진행시키고 있는 <다면체탐구 Exploring Polyhedron>는 작업 빈도를 고려하면 몇 년 동안 작업한 연작보다 밀도가 높은 느낌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에 비해 3년 넘게 진행해 8점을 뽑아낸 이번 연작은 그런 밀도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우 아쉽다.



2019 인천 동아시아 사진 페스티벌 출품 연작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And there was evening, there was morning>

개별작품명 <응시 Gaze>


이번 연작의 타이틀은 창세기 1장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문장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And there was evening, there was morning"이었다. 그리고 개별 작품에 '응시 Gaze'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따라서 이번에 출품한 작품의 연작명은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And there was evening, there was morning>이고, 개별 작품은 <응시 Gaze> 파트 1 & 2, 각각에 작품 번호가 순서대로 붙어있는 것이다. 아마도 내 개인적인 습관인 것 같다. 이렇게 돌아보니 <다면체탐구 Exploring Polyhedron> 연작도 작품 타이틀은 그렇게 정했지만 그 연작을 구성하는 사진 각각은 개별적인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작품을 전반적으로 개념적 conceptual 으로 가져가다보니 아예 연작 구성 자체를 짜두고 진행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작품을 대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혼란을 느끼는 것 같다.

그래도 이 부분은 바꾸거나 할 생각은 없다. 금전이나 부속을 관리하는 것보다 훨씬 구성이 간단하고, 쉽게 분류되어 있다. 문제는 집중력이라고 본다. TV와 신문 시대에도 30초짜리 광고에 길들여진 집중력과 신문 몇 페이지에 갇힌 현실감각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들이 셀 수 없이 많았다. 그리고 이제는 3분짜리 유튜브 영상과 몇 초 짜리 동영상 콘텐츠에 길들여진 집중력으로 살아가기에 이르렀다. 모든 것에는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때로 어떤 상황은 긍정적인 측면을 찾아내기엔 부정적인 효과가 너무 큰 것도 있다. 나는 작품을 대할 때 시간을 들여 천천히 그리고 반복적으로 바라보라고 말하고 싶다. 생각하며,


응시하고, 응시하며, 생각하고, 응시한 뒤에 생각해보고, 생각해 본 뒤에 응시하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작가는 물론 작가가 표현하고, 경험한 세계와의 대화가 천천히 시작되기도 한다. 그런 경험 뒤에는 정말 작품이 달리 보일 것이라 확신한다. 사실 지금 우리와 이 시대에 필요한 습관은 그것이 아닐까?


촬영의 어떤 피사체는 원조가 되는 혹은 앞선 유명한 작가를 연상시킬 수 밖에 없게 된다. 이 부분은 처음부터 인정했던 부분이고, 일본 작가들과 특히 사토 작가와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며 생각을 공유할 무렵에는 이런 부분에 대한 이해가 오간 것 같다.



모든 작업이 아쉬움이 남는다. 한때는 그런 아쉬움을 미완성이라 여겨 아예 진행하지 않은 기간도 있었다. 정말 아쉬움 없는 작업이 가능할까? 마치 희망의 나라처럼 언젠가는 가능하다는 미지의 영역을 설정해 두더라도 기본적으로는 불가능하다. 문제는 이번 전시는 사실 눈에 띄는 두 부분에서 결정적인 아쉬움이 표출되기에 다시 한 번 계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이번 인천 동아시아 사진 미디어 페스티벌을 진행하며 생각의 공감대를 만들고, 자원의 넉넉함을 확보한 후에 다시 한 번 시도해 보고 싶다는 계기를 갖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 참가는 나에게 꽤나 의미있는 것이 아니겠나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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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ANG Youngmoon Photography, Incheon, Republic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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