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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s pictureBhang, Youngmoon

아모르파티 <결정의 시간> 참가작




20세기 중반, 생물을 일종의 생체 기계로 이해하며 인간 또한 자극과 반응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믿은 사람들이 대거 등장했다. 그러나 기계 속의 유령(the ghost in the machine)처럼 단순히 자극(stimulus)과 반응(response)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수많은 모습들은 계속해서 등장했다.


유기체는 표면에 균등한 에너지 상태를 만드는 표면장력(surface tension)을 바탕으로 그 형태를 형성한다. 결정화(crystallization)는 기계의 핵심이 되는 광물에서 비롯된 단단한 소재의 기반구조다. 변화를 논리적 기호로 기술하면 미적분이 되고, 기하(geometry)로 표현하면 삼각형에 의한 극한분할이 된다. 자연이 최소점에서 양자화(quantized)된다는 사실에 근거해 유기체의 기반 형태와 기계의 기반 형태의 차이가 사라지는 일종의 임계점(critical point)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해본다.


삼각형은 유일해(unique solution)의 기하학적 표현이다. 정삼각형을 중심으로 하는 사면체(tetrahedron)은 3차원 공간에서 가장 안정적인 구조물이다. 팔면체 구조는 공학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구조물로 받아들여진다. 이십면체(Icosahedron)는 최대한의 안정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으나 구조적으로 가장 안정된 범주에 속한다.


유기체의 형태, 가장 안정적인 3차원 구조물인 정사면체 그리고 구체와 다면체의 중간지점 상징으로 정이십면체를 한 시야 안에 놓는 것은 생물과 기계의 간극이 사라지는 ‘임계점'에 대한 나의 명상적 표현이다.


  1. 아모르파티 창립전에서 전시했던 <응시, 원경의 지평>은 한계를 주제로 하며, 나는 그 주제를 두 가지 시작화 소재로 표현하였다.

    1. 한계 1: 지평선&수평선

      1. 곡률을 원인으로 하는 이 현상은 곡률로 인해 극복되지 않는 아주 자연스러운 경험과 연결된다.

      2. 구(sphere)는 대칭성의 극단에 있는 사물이다.

      3. 대칭성의 극단에서 보면 현상적으로는 기묘한 일들이 일어난다.

        1. 원주율은 측량으로 구할 수 없다는 문제 등등

        2. 지표에 있는 누구도 지평선과 나와의 거리를 직선운동으로 좁힐 수 없습니다.

    2. 한계 2: 무한분할 - 극한의 문제

      1. 원을 부채꼴로 무한분할하면 직사각형이 된다.

      2. 그러나 ‘무한’이라는 조건 때문에 실현되지는 않는다.

      3. 극한값에 다가가는 분할은 결국 기하학적으로 ‘직사각형’으로 정의되는 도형이 되지 못한다.

      4. 지평선처럼 닿으려 해도 닿을 수 없는 어떤 대상이다.

  2. 무한분할을 조건으로 직사각형은 원이 된다.

    1. 구체(sphere)를 극단적으로 확대하면 평평해진다 - 직사각형이 된다.

    2. 현상계에서 매끄러운 대상을 극단적으로 확대해보면 ‘프랙탈’로 표면의 길이가 무한대로 늘어날 수도 있다.

    3. 그러나 자연의 가분성에는 한계가 있기에 이러한 현상은 경험되지 않다.

  3. 인간 지능의 특징 하나는 추상과 현상 사이에서 괴리를 만든다는 것이 있다고 저는 생각한다.


자연계에서 확인되는 ‘가분성의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통해 나는 오히려 생물과 무기물을 결정하는 어떠한 임계점(critical point)을 특정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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